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한수희)이 ‘2024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KNPS·Korean Net Promoter Score)’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올해 KNPS는 지난 4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수도권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국내 소비자 대상 ‘일대일 면접’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제조업·서비스업 등 총 108개 산업(376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2024년도 전체 KNPS 지수, 지난해보다 0.8점 감소한 71.2점… 2012년 이후 처음 ‘하락’
2024년도 KNPS 조사 결과, 산업 전체 KNPS 지수는 지난해보다 0.8점 감소한 71.2점을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COVID-19)과 인플레이션 등을 겪으며 과거 성장률보다 낮아진 경우는 있었으나, 지수 하락은 2012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업종별로 제조업 75.9점, 서비스업 68.2점 등 여전히 제조업의 추천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제조업은 지난해 대비 0.1점 소폭 상승했으나, 서비스업은 1.1점 하락했다.
올해 조사 결과 특징을 요약해 보면,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고객 니즈(needs)에 맞춰 민첩하게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한 산업의 고객추천이 올라갔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와 여행·레저 관련 업종의 회복 등이 눈에 띄었다. 반면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내구재 제조업의 경우 74.1%가 추천 하락을 기록하며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소비재에서 ‘홍삼’ 추천 가장 높아… 건강·웰빙 트렌드 이어져
소비재 제조업 부문에서는 홍삼가공식품·아웃도어의류·참치캔 등이 80점 이상의 높은 추천지수를 보였다.
건강·웰빙 관련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홍삼가공식품이 86.6점으로 최고 평가를 받았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등산·캠핑 등 외부 활동 증가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는 아웃도어의류(83.1)가 그 뒤를 이었다. 참치캔(82.2) 역시 1인 가구 증가 및 가성비 선호로 높은 추천지수를 얻었다.
반면 여성용 기초화장품(3.0점 하락)과 소주(2.2점 하락) 등은 지난해 대비 상대적으로 큰 폭의 지수하락을 보였다. 소비심리 위축과 소비자 기호의 다변화 등이 추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내구재 제조업, 글로벌 시장 인정받은 자동차·생활가전 ‘상위권’
내구재 제조업에서는 자동차·생활가전 제품이 80점대 중후반에서 90점대의 높은 추천 지수를 보이며 상위권에 올랐다.
수입자동차는 90.7점으로 발표 첫 해 제조업 전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승차감·주행 안정성 등에서 추천이 높았다. 뒤이어 TV(88.8)·냉장고(88.2) 등의 생활가전 제품이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넓은 거주성으로 차박·캠핑 트렌드 속에 큰 인기를 끌고 있는 RV승용차(86.5) 역시 추천지수가 높았다.
한편, 내구재 제조업 중 74.1%의 고객추천지수는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이는 △국내·외 인플레이션 △금리 △내구재 수요 △소비여력 위축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최근 수요 급증한 여행·레저 업종 강세… 플랫폼 관련 산업은 주춤
서비스업에서는 전자제품전문점(82.5)·인터넷서점(81.4)·대형서점(80.8)·인터넷쇼핑몰(80.2) 등 유통 산업이 80점 이상을 기록하며 추천지수 상위권에 올랐다.
또한 지난해보다 크게 성장한 산업들도 눈길을 끌었다. 항공(3.9점 상승)·여행사(3.1점 상승)·콘도미니엄(3.1점 상승)·저비용항공(3.0점 상승) 등 최근 수요가 급증한 여행·레저 관련 업종의 추천지수가 돋보였다. 아울러 고물가 시대를 반영하듯 중고거래플랫폼(3.1점 상승)·알뜰폰(2.8점 상승) 역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반면 전공의 이탈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종합병원(4.4점 하락)은 추천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올해 구독료·수수료 인상을 추진했던 OTT서비스(4.7점 하락)·배달앱(3.6점 하락) 등 플랫폼 업종도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다.
◇총 19개 산업에서 1위 기업 바뀌어… 최근 5년 내 ‘최대 변동’
한편, 올해 KNPS에서는 총 19개 산업의 ‘1위 기업’ 자리가 바뀌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조사 중 ‘최대 변동’이다. 업종별로는 총 108개 조사대상 산업 중 제조업에서 11개(소비재 7개, 내구재 4개), 서비스업에서 8개가 ‘1위 변동’을 보였다.
소비재에서는 과자(오리온)·밀키트(CJ제일제당)·소주(하이트진로)·우유(매일유업)·세탁세제(헨켈)·아웃도어의류(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치약(애경산업) 등에서 ‘1위 변동’이 일어났다. 내구재에서는 무선청소기(삼성전자)·세탁기(삼성전자)·전기레인지(쿠쿠전자)·헬스케어(세라젬) 등에서 선두가 바뀌었다. 서비스업 또한 무려 8개 산업에서 열띤 경쟁 끝에 자리바꿈을 했다.
송광호 KMAC 기업가치진단본부 본부장은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시장 수요에 맞춰 민첩하게 대응한 산업의 고객 추천은 상승했다”며 “앞으로도 KNPS는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CX(Customer eXperience) 시대에 급변하는 시장과 트렌드를 반영하고, 재무적·비재무적 관점에서의 성과 관계도 다각도로 규명해 국내 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기업 성과에 기여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